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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릿지우즈공동묘지에서 열린 한인 노숙자에 대한 장례식에서 참석자들이 찬송가를 부르고 있다. |
“장례식에 참석한 우리는 고인에 대해서 잘 알지는 못합니다. 하지만 지인들을 통해 고인이 리글리필드와 US 셀룰러필드에서 핫도그와 땅콩을 팔며 활발한 모습을 보였다고 들었습니다. 한인들이 힘을 모아 마련한 장례식으로 고인이 하늘에서 편히 쉬기를 바랍니다.”
29일 오전 데스플레인의 릿지우드공동묘지의 예배실에는 50여명이 모여 지난달 17일 사망한 한인 김 모 씨에 대한 장례식이 거행됐다.
이 자리에서 시카고한인여성회 최선주 회장은 조사로 고인을 추모했다. 김 씨와 20년 넘게 친분을 유지하다가 사망 소식을 듣고 유가족과의 연락을 위해 애쓴 윌리엄 그리핀, 마이클 긴즈버그 씨도 자리를 함께 했다. 이들에 따르면 김 씨는 노숙자 보호시설에서 기거하다 시카고의 식품점 앞에서 쓰러져 사망했으며 쿡카운티 검시소에 안치됐었다.
김 씨가 일하던 US 셀룰러필드에서 연락을 취해와 유가족을 찾으려 노력했지만 찾지 못했고 본지에 김 씨의 사망 소식이 알려지고 나서 디그니티메모리얼사의 이효석 장의사가 시신을 찾아와 장례식을 치를 수 있었다. 장례식 비용을 한푼도 받지 않은 디그니티메모리얼사와 교회묘지를 역시 무료로 제공한 시카고한인제일연합감리교회, 교회협의회, 여성회, 교역자회, 증경회장단협의회, 한인은퇴목사회, 목사부부합창단 등의 도움으로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은 결코 외롭지 않았다.
지인들에 따르면 고인은 결혼을 두 차례 했고 딸도 뒀지만 남편이 캘리포니아로 가면서 홀로 남게 됐다. 이후 15년 이상 야구장에서 음식을 팔며 생활했으며 남의 도움을 마다하며 노숙자로 지냈다. 야구장에서 고인을 만난 시카고 화이트삭스 관계자는 평소 아이들에게 친절했고 핫도그를 사주기도 했다고 밝혔다. 고인의 소식이 전해지자 트위터와 유투브에서는 추모글과 영상이 올라오기도 했다.
한편 이날 장례식에 참석한 권성희 씨는 “가족들이 나타나지 않아 무연고자로 처리될까 걱정을 많이 했는데 다행히 한인들의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한인들의 온정이 아직도 남아 있는 것 같아 매우 다행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춘호 기자 polipch@koreadaily.com
